문화예술

[기고] 부처님오신날에 생각하는 일상의 수행

K-Artnet News 2026. 5. 24. 10:32
 
길상사 관음보살상이 전하는 자비와 공존의 메시지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며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사찰 안에만 머무는 말씀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가.

최종태 作 '길상사 관음보살상'

서울 성북동 길상사 경내에는 많은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특별한 조형물이 있다. 바로 조각가 최종태 선생의 관음보살상이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이 작품을 만든 최종태 조각가가 독실한 카톨릭 신자라는 점이다.

 

종교를 넘어 인간과 생명에 대한 사랑을 예술로 표현해 온 최종태 조각가는 특유의 단아하고 따뜻한 조형 언어로 관음보살상을 완성했다. 길상사 숲과 한옥의 고즈넉한 풍경 속에 서 있는 관음보살상은 화려하거나 위엄을 강조하기보다, 조용히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자비의 상징처럼 다가온다.

최종태 作 '길상사 관음보살상'

이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종교와 생각, 삶의 방식이 충돌하는 시대 속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존중과 연민, 그리고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이라는 사실이다. 카톨릭 신자인 조각가가 불교 사찰의 관음보살상을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화합과 공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부처님은 자비와 지혜, 그리고 연기의 가르침을 통해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워 주셨다. 나의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가 가족과 이웃, 사회와 자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곧 수행의 시작이다.

 

오늘의 삶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첫걸음은 ‘마음을 살피는 일’이다. 

 

분노가 일어날 때 곧바로 말하지 않고, 욕심이 생길 때 한 걸음 물러서며, 누군가를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는 일이다. 이것이 일상 속 자비이며, 마음을 밝히는 작은 등불이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더불어 사는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경쟁보다 공존을 선택하며, 나만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평화를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갈등이 깊어질수록 자비의 실천은 더욱 절실해진다.

 

부처님오신날의 등불은 어둠을 밝히는 상징이다. 

 

그러나 진정한 등불은 밖에만 밝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안에도 밝혀져야 한다. 미움 대신 이해를, 욕심 대신 나눔을, 무관심 대신 연민을 선택할 때 세상은 조금씩 따뜻해진다.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가 새겨야 할 것은 거창한 수행이 아니다.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불편한 관계 속에서도 화해의 길을 찾으며,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길상사의 관음보살상이 우리에게 조용히 전하는 메시지도 결국 다르지 않다. 종교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감싸 안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그것이 오늘 이 시대에 부처님오신날을 맞는 우리의 참된 수행이며 발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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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처님오신날에 생각하는 일상의 수행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며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사찰 안에만 머무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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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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