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페어

[작가 탐방] 리강, 말을 통해 고전을 다시 달리게 하다

K-Artnet News 2026. 5. 8. 08:05
 
갤러리라메르서 2026 리강 개인전 《李剛畵馬》 개최

 

말이 달린다. 그 말 위에는 장수와 여인, 사냥매와 사냥개, 고전의 복식과 판타지의 상상력이 함께 올라타 있다. 

리강 전시도록 제공

리강 작가의 2026 개인전 《李剛畵馬》가 5월 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라메르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리강이 그린 말’, 더 정확히는 말이라는 존재를 통해 작가가 구축해온 고전적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는 자리다.

리강 전시도록 제공

리강에게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어린 시절 『삼국지』 속 장수가 말을 타고 등장하는 장면은 작가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았다. “인중여포 마중적토”라는 말처럼, 말은 뛰어난 인물과 함께 등장하는 상징이었고, 힘과 기개, 속도와 운명을 함께 품은 존재였다.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나 작가의 작품 속에서 기마 인물, 수렵도, 궁도, 마구도라는 장대한 서사로 확장되었다.

리강 전시도록 제공

이번 전시의 중심에는 ‘재현’보다 ‘변형’이 있다. 리강은 고구려 벽화, 동아시아 말 그림의 계보, 역사적 복식과 무기 등을 참조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복원하지 않는다. 시대와 문화의 요소를 교차시키고 재조합해 현실에는 없었던 장면을 만든다. 작가가 말하는 ‘고전 판타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과거를 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상상하는 작업이다.

리강 전시도록 제공

작품 속 말은 힘차게 질주하고, 인물은 활을 겨누며, 매는 하늘을 가르고, 사냥개는 땅 위를 달린다. 작품에는 정적인 고전 회화의 품격과 영화적 장면처럼 펼쳐지는 속도감이 동시에 살아 있다. 특히 여성 기마 인물의 등장은 리강 작업의 중요한 특징이다. 기존 역사 도상에서 주변화되었던 여성은 그의 작품에서 주체적이고 강인한 존재로 재구성된다.

리강 전시도록 제공

리강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동양화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예술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심양 노신미술대학교 중국화과 연구과정을 거쳤으며, 연변대학교 미술대학 전임강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회원, 신미술대전 심사위원, 리강 공필화 교실 운영 등 교육과 창작을 병행하고 있다. 영화 《아가씨》, 《간신》, 《봉이 김선달》, 《임금님의 사건수첩》 등의 소품 작업과 40여 권의 어린이 그림책 삽화 작업도 그의 폭넓은 조형 경험을 보여준다.

리강 전시도록 제공

이번 개인전은 한국 미술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던 ‘말 그림’의 가능성을 다시 묻는 전시이기도 하다. 중국과 일본의 말 그림 전통이 비교적 뚜렷한 계보를 이루어온 데 비해, 한국에서는 그 흐름이 단절되거나 주변화되었다. 리강은 바로 그 공백을 자신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의 말은 과거에서 뛰쳐나와 현재의 캔버스를 가로지르고, 다시 미래의 한국적 이미지로 향한다.

리강 전시도록 제공

《李剛畵馬》는 한 작가의 말 그림 전시를 넘어, 고전과 현대, 동양화와 판타지, 역사와 상상이 만나는 장면이다. 리강의 말은 단지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잊힌 서사를 깨우고 새로운 동양적 미감의 방향을 향해 힘차게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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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
limmta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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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만택 기자 입력 2026.05.08 07:57 말이 달린다. 그 말 위에는 장수와 여인, 사냥매와 사냥개, 고전의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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